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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중도매인
수산물 산지중도매인
- - 수협이 지정한 연근해산 수산물 전통 유통인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수산물을 공급합니다.
수산물 유통과정에서 위해요소를 차단하여 소비자에게 위생적이며 안전한 수산물을 중간마진을 뺀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 주문에 따라 식탁까지 공급합니다.
수산물 산지중도매인 이야기
통영수협 중도매인 박영도 회장
신선한 약속(이하 약속):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를 먼저 해주실까요?
박영도 회장(이하 중도매인): 저는 전국수산물중도매인합회 통영지회 회장이자 통영수협 15번 중도매인 박영도입니다. 아시다시피 수산물 중도매인은 고깃배가 들어오는 한 매일 위판장 경매에 참여해서 그때그때 필요한 수산물을 낙찰 받아 거래처에 보내는 일을 하는데요, 제 개인적으로는 가공공장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약속: 주로 어떤 수산물을 취급하시나요?
중도매인: 삼치나 병어 같은 경우는 사시사철 나는 수산물이라 좋은 물건이 있으면 늘 입찰을 하구요, 제철에 많이 나는 수산물들도 소비자가 저렴하게 맛볼 수 있도록 구입을 합니다. 이를테면 가을로 접어드는 지금부터 많이 나는 전어 같은 경우에는 소래포구에 구이용으로 보내고, 울산에는 젓갈용으로, 나머지는 고급 어종의 먹이로 분류해서 보내기도 합니다.
약속: 통영수협은 매일 아침 6시부터 경매가 시작되는데요, 어떤 전략을 세우고 경매에 임하시나요?
중도매인: 저는 5시 20분경이면 늘 위판장에 가 있습니다. 위판장에서 오늘은 어떤 상품들이 입하되었는지 현황을 조사한 다음 상품의 선도나 사이즈를 측정하지요. 그런 후에 거래처의 주문을 확인하고 경매 전략을 세우죠. 저와 대리인인 아내와 아들 셋이서 물건을 어느 정도 가격에서 얼마만큼 구입하겠다는 결정을 한 다음에 입찰할 때도 늘 상의해서 임하곤 합니다.
약속: 경매할 때는 옆에서 보기에도 굉장히 긴장이 되던데요.
중도매인: 바다의 사정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납품해야 할 물건이 없어서 실수를 하게 되면 안 되지요. 그래서 그럴 때를 대비해서 미리 넉넉히 구입해두는 편입니다. 사실 경매할 때는 경매사나 중도매인 모두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긴장을 하게 되구요, 어찌 보면 치열한 전쟁터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냉동 창고와 저온저장 창고가 따로 있어서 넉넉하게 준비해두는 편이라 설령 생각처럼 낙찰 받지 못하는 경우에라도 일희일비하지 않는 편입니다.
약속: 취재하면서 보니까 주로 선어인 삼치와 병어를 많이 구입하시던데요, 낙찰 받은 수산물들은 어떻게 유통되는지요?
중도매인: 오늘은 삼치가 90% 가량이었고 병어와 아지도 일부 들어왔습니다. 가장 많은 상품을 납품하는 곳은 전국 150여 군데의 이마트예요. 활어는 낙찰 받자마자 미리 대기하고 있는 활어차에 실어 보내고, 선어는 선어대로 박스째 얼음심해해서 전국의 큰 수산시장으로 보내죠. 나머지는 제가 운영하는 가공공장으로 보내서 선별한 후에 소포장 작업을 거쳐 택배로 보내기도 합니다.
약속: 150여 곳의 이마트에 상품을 납품하신다는 것은 통영의 중도매인 가운데서도 거래처로서의 신뢰도가 높다는 얘기겠죠?
중도매인: 사실 이마트 관계자가 찾아왔을 때 처음에는 사양했습니다. (웃음) 이제는 인생을 즐기고 싶다 그랬죠. 그때 아내와 스포츠댄스를 배우던 때여서 춤이나 즐기면서 살고 싶다고 했는데 그쪽에서 ‘춤도 즐기고 물건도 납품해달라’ 하더라구요.
약속: 박 회장님께서는 수산물의 신선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보셨다고 들었습니다
중도매인: 이 분야도 남다른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창출해내야 앞서갈 수 있죠. 보통은 얼음에 수산물을 재어 스티로폼 박스에 넣어 유통시키는 얼음심해라는 방법을 흔히 쓰고 있어요. 저는 그 외에도 활어에 바닷물과 산소를 함께 넣어 산 채로 유통시키는 로켓캡슐, 침을 놓아 활고등어를 유통시키는 침술고등어, 전용 케이스에 넣어 활고등어를 유통시키는 케이스고등어등 최대한 살아 있는 상태로 유통시키는 여러 가지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로켓캡슐의 경우, 낙지는 사흘, 문어는 이틀 정도, 새우는 하루 정도는 로켓캡슐 안에서 산 채로 유통시킬 수 있습니다.
약속: 효율적으로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도 관심이 많으신가요
중도매인: 늘 고민하는 것 중의 하나가 어떻게 하면 수산물을 보다 위생적이고 효율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느냐 하는 것입니다. 저희 통영수협 위판장에서는 통영 최초로 나무상자를 플라스틱 상자로 대체해서 쓰고 있어요. 하역과 상차를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시스템도 운영중이구요 수산물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기계로 특허를 낸 바 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들이 상용화 되면 보다 효율적으로 빠른 시간에 효율적으로 물량을 소화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또 들어오는 물량도 더욱 증가하게 돼서 결과적으로 선순환을 이루게 되는 거지요.
약속: 그런 다양한 노력의 결과로 통영의 수산물들을 수도권에서도 갓 잡은 것처럼 신선한 상태로 맛볼 수 있는 것이군요. 수산물 전문가로서 계절에 따라 가장 맛있는 통영의 수산물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중도매인: 통영의 봄 도다리는 워낙 유명하죠. 학꽁치나 아지도 많이 나구요. 여름에는 부시리, 가을에는 전어와 광어, 초겨울부터는 청어, 가자미, 갈치, 광어가 좋아요. 제철 생선이 많이 나기도 하지만 가장 맛있는 때이기도 하구요. 삼치나 병어는 여름 잠깐을 빼고는 늘 나옵니다.
약속: 잠깐 화제를 돌려보죠. 박 회장님은 3대를 잇는 중도매인 집안이라고 들었습니다.
중도매인: 아버지, 저, 그리고 아들까지 이 일에 종사하고 있으니 3대째네요. 서호동에서 나고 자라 어시장과 바다는 제 고향과도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아버지와 같은 직업을 가지게 되었는데 다른 점이 있다면 제가 보다 큰 규모로 박리다매를 한다는 것이겠죠. 아들은 엄마와 함께 제 대리인으로 경매에 참여하는데 아직은 서툰 점도 있어서 매섭게 가르치고 있는 중이죠.
약속: 아무래도 35년 경력의 베테랑 중도매인으로 활약하는 아버지를 쭉 보고 자라면서 ‘나도 아버지 같은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이 직업의 매력은 무엇인지요?
중도매인: 내가 이 역할을 잘해냄으로서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구조를 개선한다는 사명감을 늘 느낍니다. 또 물량을 적정가격으로 유통하면서 생산자인 어민과 저, 그리고 소비자가 서로 좋은 윈-윈을 하게 될 때, 그리고 좋은 아이디어가 현실화될 때 성취감을 느끼지요.
약속: 반면에 힘든 점도 있겠지요?
중도매인: 어떤 수산물이 너무 많이 생산되면 우리 같은 중도매인들이 매입해줘야 하고 가격이 올랐을 때 그걸 판매하면 매점매석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는 거죠. 수산물은 특성상 늘 변수가 많기 때문에 그런 건데요. 장사치가 아니라 전문유통인으로서 원활한 공급에 늘 신경 쓰고 있다는 걸 믿어주셨으면 합니다.
약속: 수산물 무료시식회를 여러 차례 여셨잖아요?
중도매인: 이렇게 맛있는 통영의 수산물을 어떻게 하면 널리 소문을 낼까 궁리하다가 2013년에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무료시식회를 처음 열었습니다. 그때 3~4000여 명이 시식회에 참여할 정도로 성공적이었죠. 그래서 통영 한산대첩 행사 때에도 그 행사를 계속 이어갔습니다.
주로 꽁치전, 우럭구이, 삼치찜, 장어구이 등 메뉴는 그때그때 바뀌었는데요, 스폰을 받거나 직접 구입해서 내놓았죠. 한산대첩 행사 때는 5일간 계속 됐는데 수만 명이 시식을 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약속: 마지막으로 소비자에게 드리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중도매인: 수산물은 그 특성상 작은 이슈에도 위축되어 이쪽 경기가 바닥을 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수산물은 어디에 내놔도 호평을 받고 당당하게 팔아야 할 물건인데 우리가 우리 수산물을 사랑하지 않으면 외국에 헐값에 팔리는 안타까운 경우가 생기지요. 여러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우리 수산물, 많이 사랑해주세요 !
통영 기선권현망수협 중도매인 임명률 회장
신선한 약속(이하 약속):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임명률 회장(이하 중도매인): 저는 통영 기선권현망수협 중매인 6번 임명률입니다. 30여 년 전부터 멸치 중도매인으로 일하고 있구요, 한려물산과 멸치원을 운영하며 멸치를 비롯한 건어물 유통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약속: 보통 남해안에 가면 유자망이나 정치망, 낭장망, 죽방렴 등으로 멸치를 수확하던데요, 기선권현망이란 명칭은 일반인들에게 좀 생소합니다.
중도매인: 국내 멸치산업은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기선권현망 어업방식은 일제강점기에 일본 히로시마 어부들이 통영에 가지고 들어온 것이죠. 일단 규모부터 다른 멸치 어업방식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커요. 그물을 끄는 2척의 끌배와 2~3척의 운반선, 그리고 어탐선, 가공선 등 6척 내외의 선박들이 선단을 이루죠. 통영이나 거제 등 남해안에서 잡아들인 멸치는 가공선으로 옮겨져 현장에서 바로 삶은 다음 운반선이 육지로 운반한 후 냉풍건조를 해서 기계로 선별한 후 박스에 넣어 마무리 합니다. 이렇게 생산된 멸치는 이틀 정도면 소비자가 맛볼 수 있게 되는 거죠.
약속: 잡은 후 박스 포장까지 마무리해서 이틀 만에 유통이 된다니 소비자 입장에선 신선하고 맛좋은 멸치를 구입할 수 있는 거군요. 임대표님 손을 거쳐 유통되는 멸치량은 어느 정도인가요?
중도매인: 통영 하면 전국 멸치 생산량의 50% 이상을 점하는 멸치의 고장인데요, 제가 그 절반 정도를 담당하고 있으니 통영 멸치업계 1위라고 할 수 있겠죠. 통영1위는 전국 1위이니 대한민국 멸치업계로는 제가 1위라고 감히 자부하고 있습니다. (웃음)
약속: 멸치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시네요. 처음부터 멸치를 위주로 사업을 시작하셨던가요?
중도매인: 어릴 때부터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30여 년 전에 당시 남들은 하지 않았던 산지 직거래를 통해 강원도에서 나는 오징어나 명태, 김 같은 건어물 도매업을 하게 되었죠. 그때는 교통도, 통신도 발달되지 않았던 때라 직접 열 몇 시간씩 걸려 산지로 찾아갔습니다. 그때 제가 오징어 한 축에 500원 정도로 이윤을 조금만 남겨 박리다매를 했었는데요, 오징어 3000축을 하루에 다 팔아서 남들 1년 연봉을 하루 만에 벌기도 했어요.
약속: 그렇게 박리다매를 하면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는데 남들은 왜 그걸 못하는 걸까요? (웃음)
중도매인: 그러게 말입니다.(웃음) 장사를 하려면 욕심을 가지면 안 됩니다. 멸치 경매에 가보면 상중하품이 있는데 전 늘 가장 좋은 물건만 선별해서 매입합니다. 정확한 품질에 적정한 가격으로 승부해서 단 1%의 리콜도 들어오지 않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약속: 강원도 건어물 도매를 하시다가 멸치 쪽으로 주 품목을 전환하면서 중도매인으로 활동하시게 된 거군요?
중도매인: 강원도 건어물 도매를 하다 보니 제 고향 통영의 멸치를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88년에 기선권현망 중도매인으로 등록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는 매입한 멸치를 직접 냉동차에 싣고 다니면서 전국을 누볐죠. 양재동 농협, 신세계백화점 같은 곳에 멸치를 납품하고 그랬습니다.
약속: 그즈음에 멸치 소포장 상자와 비닐포장을 개발하신 거네요?
중도매인: 그때는 보통 한 박스에 3kg 이상인 박스 형태로 멸치가 유통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소비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소분해서 넣을 수 있는 고급화된 소포장 상자와 비닐포장을 개발했습니다. 국내 업계 최초였는데, 그 이후에 전국적으로 널리 퍼지게 되어 유통업계에 새바람을 일으켰죠. 뭐든 남보다 앞서가지 않으면 결국 뒤질 수밖에 없는 거 아니겠어요?
약속: 대표님 가게와 사무실에 각종 상패와 표창장이 가득한데요, 대한민국 지식경영 대상, 창조경영인상, 지식서비스 최우수기업 등 쟁쟁한 상을 많이 받으셨네요.
중도매인: 제게 과분한 상입니다. 단지 끊임없이 어떻게 하면 최상의 품질의 멸치를 신선하게 공급할 수 있을까에 늘 집중합니다. 그러다보니 소분 포장이나 오동나무 포장, 지퍼백 포장 뿐 아니라 참숯코팅 포장 내지를 사용해서 신선도와 탈취기능을 향상시키고 있죠. 포장만 중요한 게 아니라 멸치 자체의 품질도 중요하니까 상품 검사분석 및 개발실, 금속검출기, 에어샤워실, 자외선 살균기나 냉동건조기 같은 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약속: 보통 새벽 위판장에 나가면 관광객들도 경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멸치 경매하는 모습은 일반인들이 접하기 힘들죠. 통영 기선권현망수협의 경매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합니다.
중도매인: 멸치 관련 기선권현망수협의 중도매인은 40명 정도예요. 아침 9시10분부터 경매를 시작하는데 오늘 같은 경우는 1시간 만에 끝났죠. 매우 빨리 끝난 셈인데 멸치가 많이 들어오는 날에는 4시간을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노량진수협 같은 경우에는 한 번에 끝내는 전자경매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저희의 경우에는 호가경매로 진행되고 있는데 대세는 차차 전자경매 시스템으로 옮겨가는 추세입니다.
약속: 통영 기선권현망수협 중도매인으로서 임대표님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중도매인: 보통 멸치 경매는 매일 9시10분에 시작됩니다. 아침 8시에 기선권현망수협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회사에 출근해서 새벽에 출하된 멸치샘플을 살펴보고 분석을 해서 어떤 멸치에 입찰할 것인지 계획을 세웁니다. 멸치가 많이 나올 때는 싸니까 많이, 골고루 사두지요. 제가 낙찰 받은 멸치는 미리 대기하고 있는 유통업체에 5%를 붙여 넘기고 제가 운영하는 멸치원 (www.melchi1.com)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이 들어온 곳에 택배도 많이 보내고 소매업에 넘기거나 나머지는 회사의 냉동창고에 저장해둡니다.
약속: 그렇게 냉동창고에 저장해둔 멸치량도 어마어마하겠네요? 보통 1년에 어느 정도의 규모로 매입하시나요?
중도매인: 멸치는 1년에 100억에서 120억 사이로 매입하고 통영 외의 다른 산지에서 나는 오징어나 김 같은 건어물들도 고루 매입하죠. 하루 5억 원 정도 구입하기도 하고 연평균 200톤 정도 저장해두고 있습니다.
약속: 특별히 맛있는 멸치가 따로 있나요?
중도매인: 멸치는 잡히는 지역에 따라 맛에 차이가 있어요. 플랑크톤이 풍부한 남해안 바다에서 사는 멸치는 서해안 멸치에 비해 살도 통통하고 부드러우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죠. 멸치는 크게 세멸, 자멸, 소멸, 중멸, 대멸로 나뉘는데 멸치 중에 최상품은 7월부터 10월까지 잡히는 오사리 멸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약속: 30여 년간 멸치업계에 몸담고 계신 멸치전문가로서 맛있는 멸치를 고르는 방법을 알려주신다면요?
중도매인: 일단 깨끗한 은백색이 돌면서 온전히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는지, 멸치 크기가 고루 같은지, 냄새는 나지 않는지 너무 짜지 않는지, 적당히 건조됐는지를 살펴봐야겠죠. 예외가 있다면, 가장 작은 15mm 이하의 세멸(지리멸) 같은 경우에는 뽀얗고 깨끗한 색깔이 나는 것이 상품이에요.
약속: 내년부터 시행되는 김영란법에 대해 농수축산물 종사자들의 불만이 높아져가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중도매인:농수축산물은 서민경제와 직접 닿는 것인데, 김영란법이 금지하는 금품에서 농수축산물은 제외해야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 법이 시행되면 5만원 선물액수로 인해 수산물 뿐 아니라 농축산물 상품까지 모두 뇌물로 간주될 것이고 농어촌 가계소득에 피해가 갈 게 뻔하지 않겠어요? 제 멸치 사업도 직격탄을 맞은 것도 사실이구요.
약속: 임대표님 인생에 있어 멸치는 어떤 의미일까요?
중도매인: 멸치는 제 꿈을 이루게 해준 고마운 은인이지요. 멸치가 아니었으면 지금의 제가 있었을까요? 20대 때 꿈이 여인숙 주인이 되는 것이었는데요, 정량동에 호텔을 지으면서 이름을 ‘엔쵸비(Enchovy)관광호텔이라고 지었습니다. 멸치에 대한 고마움과 통영 멸치에 대한 자부심을 담았죠. 여인숙 주인이 되어 보는 중입니다. (웃음)
*통영 멸치 주문 : 한려물산멸치원
홈페이지 www.melchi1.com
문의 055-645-0046
태안수협 중도매인 정창희 회장
신선한 약속(이하 약속): 지회장님,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 먼저 해주세요
정창희 회장(이하 중도매인): 반갑습니다. 태안 안흥 외항인 신진도에 서산지회가 있는데요, 저는 전국중도매인연합회 서산 지회장 정창희입니다.
약속: 신진도에선 주로 어떤 수산물이 많이 나나요? 포구에 유난히 크레인이 많이 보이네요
중도매인: 안흥항은 서해안에서 가장 큰 포구이자 국가어항이죠. 포구에서 보셨지만, 보통 20톤에서 100톤에 이르는 큰 배가 입항하고 물량이 많다 보니 크레인을 주로 이용하지요. 대구, 자연산 대하, 가자미, 삐뚤이 소라, 멸치, 갈치, 아귀 등 서해안에서 나는 대부분의 것들이 나지만 특히 신진도~ 하면 가장 유명한 것으로 꽃게와 오징어가 있습니다.
약속: 태안의 유명한 간장게장 맛집에 가서 물어보면 대부분 신진도 암꽃게를 쓴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더군요
중도매인: 신진도를 비롯한 태안 연안의 꽃게는 근해 꽃게에 비해 껍질이 두껍고 단단한데다가 살이 꽉 차고 야무져서 꽃게요리 전문가들도 알아주는 명품이죠. 특히 4월과 5월 상순에 걸쳐산란을 하러 서해안으로 올라온 암게가 많이 잡히는데 이때가 최고로 가치가 높을 때에요. 이때는 알이 꽉 차 있고 맛이 한창 좋은 때라 간장게장용으로 몇 톤씩 구입해두는 식당도 있을 정돕니다.
약속: 지금은 가을 꽃게가 한창 많이 나올 때죠?
중도매인: 가을이 무르익는 요즘엔 암게나 수게나 모두 껍질이 단단해지고 살이 찔 때구요, 특히 암게들은 알이 들어서기 시작할 때라 상품성이 점점 높아집니다. 요즘이야말로 가격대비 살이 많은 꽃게를 먹을 수 있죠.
약속: 위판장에서 꽃게들을 보니까 파닥파닥 하는 게 엄청 싱싱하던데요, 주로 어디서 잡는지요?
중도매인: 주로 서해 끄트머리에 있는 격렬비열도 근해에서 통발과 그물을 이용해서 조업을 하는데요, 수산물은 싱싱함이 생명이라 매일 운반선이 오가며 그때그때 잡은 꽃게를 신진도항까지 실어 나릅니다. 봄철 같은 꽃게 철에는 위판되는 양이 하루 수십 톤에 이르기도 하구요. 보통 때는 소규모로 주로 이루어지죠.
약속: 꽃게뿐만 아니라 신진도 오징어, 올여름에도 한창 뉴스에 뜨고 그랬잖아요? 예전엔 오징어 하면 울릉도나 동해안이 주산지였는데 말이죠
중도매인: 동해안은 수온이 낮아져서 오징어들이 서해안이나 먼 바다로 이동하는데요. 안흥항에 오징어가 많이 잡힌 게 사실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고 10여 년 전부터 잡았습니다. 올해도 전국에서 오징어 따라 모여든 배들 백여 척이 조업을 하곤 했는데 상반기 어획량이 이미 속초와 울릉도를 제칠 정도로 엄청 났어요. 오징어는 보통 7월부터 11월까지 잡히고 그중에서도 여름이 제 철인데요, 이게 피서철하고 또 겹치면서 오징어 반, 사람 반 일 정도로 아무튼 여름 내내 활기가 넘쳤습니다.
약속: 아까 보니까 꽃게 하역작업을 지켜보고 계시던데요,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시나요?
중도매인: 저는 주로 꽃게하고 자연산 대하, 그리고 오징어와 대구를 주로 취급합니다. 일단 6시에 나와서 오늘은 어떤 물건이 얼마만큼 들어왔나 살펴보고 주문량도 체크하죠. 그런 다음에 어떻게 하면 이 주문량을 다 채울 수 있을까 경매전략도 세우구요.
약속: 지회장님, 포커페이스이신가요?(웃음) 아까 경매할 때 보니까 별로 긴장되어 보이지 않으시던데,낙찰은 많이 받으신 건가요?
중도매인: 왜 긴장이 안 되겠어요? 거래처에서 이 물건은 꼭 달라고 하지, 꼭 사야할 때는 최고가를 부를 때도 있지만 물건이 귀할 때 다른 사람들과 경쟁을 해야만 하는 건 피할 수 없죠. 최선을 다하지만 경쟁 입찰이기 때문에 낙찰에 실패를 할 수도 있구요, 여기 안흥항에선 제가 가장 많이 구입하는 중도매인인데요 그만큼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죠. 오늘은 가자미하고 고등어, 아귀를 낙찰 받았는데요, 다행히 필요한 만큼 받았네요.
약속: 낙찰 받은 물건들은 어떻게 유통하시나요?
중도매인: 전국 각지에서 내려와 대기하고 있는 활어차에 실어 노량진수산시장 같이 큰 시장으로 바로 올려 보내기도 하구요, 매일매일 활어와 선어 가리지 않고 낙찰 받아서 모았다가 일정한 양이 되면 전국으로 보내기도 합니다. 인터넷 홈페이지가 따로 없긴 하지만 오래 거래한 단골들이 많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미희수산이 위판장 바로 앞에 있는데요, 낙찰 받자마자 바로 얼음포장해서 단골들에게도 보내고 개인 주문시 택배로 보내드리기도 합니다.
약속: 신진도 위판장에서 경매에 임하는 중도매인이 20명이라고 하셨죠? 중도매인으로 일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중도매인: 형님 일을 도와주다가 군대 갔다 와서 바로 새조개와 피조개도 잡고 운반선도 탔죠. 80년대부터 중도매인으로 일했으니 벌써 35년이 넘네요. 모든 물건이 수협으로 들어와 강제상장제로 운영했던 때는 우리 중도매인들에게도 호시절이었어요. 임의상장제로 바뀐 요즘은 그때만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은 정보가 빠르고 모든 게 오픈되어 있다 보니 중도매인들의 마진폭은 예전보다 적어진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모든 게 투명하게 운영되니까 서로 정직하게 거래하게 된 점도 있어요.
약속: 신진도 수산물을 보다 실속 있고 저렴하게 구입하는 팁 좀 알려주세요
중도매인: 기본적으로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엔 배가 조업을 못 나가니 당연히 비싸지겠죠? 또 이왕이면 토요일에 오시면 좋아요. 그날은 가락동에 올라가는 경매가 없는 날이라 여기서 물량을 다 처리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싸고 푸짐하게 줄 거구요. 직접 위판장에 와서 낙찰 받은 물건을 즉석에서 구입하거나 필요한 물건을 중도매인에게 낙찰 받아 달라고 부탁하는 방법도 있어요. 5% 정도의 수수료만 얹으면 가장 저렴하게 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죠.
약속: 신진도에 별미여행을 가고 싶은 우리 고객 여러분에게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 있다면요?
중도매인: 위판장 근처에 신진도어촌계 수산물직판장을 비롯해서 횟집들이 즐비한데요, 활어 구입 후에 횟집에 가지고 가서 차림비 정도 내면 활어회와 매운탕을 드실 수 있어요. 오징어 철에 오신다면 오징어회, 오징어물회, 오징어통구이 등 오징어 3종세트가 별밉니다. 신진도는 가까운 백사장항보다도 수산물 가격이 저렴해요. 많이 소문 내주시고 많이들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신진도 꽃게 및 각종 수산물 직거래 주문 : 미희수산
문의 055-645-0046
죽변수협 중도매인 조종형 지회장
신선한 약속(이하 약속):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조종형 지회장(이하 중도매인): 저는 전국수산물중도매인연합회 경북 지부 죽변지회 지회장 조종형입니다. 22년째 중도매인으로 일하면서 우리 바다에서 나는 30여 종의 수산물을 취급하는 해성상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약속: 죽변항은 축산항, 후포항과 함께 동해 중부의 핵심적인 항구인데요, 이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는 수산물은 어떤 것들인지요? 지회장님은 어떤 수산물을 주로 취급하시나요?
중도매인: 죽변항은 지역적으로 난류와 한류가 만나 서로 뒤섞이는 곳에 위치해 있고 ‘바다 속의 산’이라 할 수 있는 왕돌초 어장을 바로 앞에 둔 항구라서 철마다 다양한 어종이 넘쳐나지요. 8월부터 10월 말까지는 주로 오징어가 나다가 12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는 대게와 밀복이 많이 납니다. 그 외에 가자미나 광어, 문어, 물레고둥도 늘 나오는 편입니다. 저는 죽변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산물을 비롯해 다른 바다에서 나는 수산물도 함께 취급하고 있습니다.
약속: 오늘도 새벽부터 계속 오징어잡이 배들이 들어왔고 오징어 박스경매가 주로 이뤄지던데요, 올해 오징어 수확은 어느 정도였나요?
중도매인: 주로 죽변항에서 후포항에 이르는 울진 연근해에 가을 오징어 어장이 형성되었고 있어요. 한창 때인 올 9월만 해도 울진 선적 채낚기 어선을 비롯해서 오징어 군을 쫓아 전국에서 몰려든 오징어잡이 어선 100여 척이 경매를 기다리며 요 앞바다에 꽉 차는 진풍경을 이루었습니다. 어찌나 많은 배들이 몰렸는지 하역을 위해 배를 제대로 접안하기 힘들 정도였구요, 경매도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곤 했지요. 오징어박스 한 상자에 20마리씩인데 이게 하루에 수천 박스씩 거래되곤 했으니까요.
약속: 오늘 오징어박스를 계속 들춰보시던데요, 그 오징어가 좋은 물건인지 어떻게 아시나요?
중도매인: 눈이 저울이에요.(웃음) 척 보면 몇 킬로짜리일지 아는 거죠. 색깔로 얘기하자면, 생물 오징어나 마른 오징어나 일단 붉은 색이 선명하게 도는 오징어가 선도가 좋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활오징어 보셨죠? 붉은 밤색이 선명하잖아요. 눈도 또렷하구요. 이 오징어가 선도가 떨어질수록 색깔이 흰색으로 변하고 눈도 풀어지고 탁해집니다. 마른 오징어도 붉은색이 진하고 다리가 짧을수록 신선한 오징어로 만들었다 생각하시면 틀림없습니다.
약속: 오늘도 동이 트기 전부터 나와 계셨죠? 하루 종일 위판장에서 대기하시면서 식사도 제대로 못 하시던데요.
중도매인: 요즘은 경매가 새벽 5시부터 이뤄지기 때문에 4시 10분쯤이면 위판장에 도착합니다. 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전국 시세를 알아보고 거래처의 주문을 받죠. 그런 다음 어떤 물건이 얼마나 들어오는지 동향 파악을 하고 입찰 계획도 세우구요. 배들이 아침 일찍부터 오후 늦게까지 수시로 들어오기 때문에 어떤 물건이 얼마나 들어올지 예측할 수 없죠. 그러니 항상 대기하고 있어야 합니다.
약속: 죽변수협 소속 중도매인이 15명이면 다른 위판장에 비해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유지되고 있는데요, 그만큼 경쟁이 덜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중도매인: 중도매인의 수가 많지 않은 만큼 상대적으로 경기가 나은 편이긴 하지만 경쟁은 오히려 치열하다고 할 수 있죠. 물량이 많으면 그만큼 금액도 커지기 때문에 순간의 판단이 매우 중요한 경매에서 치열한 경쟁을 유발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결정적인 순간은 경매인데요, 중도매인으로서 시세에 맞게 물건을 사고 좋은 상태의 물건을 보내주려 노력합니다. 물건의 선도가 좋지 않으면 과감하게 포기하기도 하구요.
약속: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곧 대게 철이 될 텐데요, 영덕대게와 울진대게에 대해 하실 말씀이 많으시죠?
중도매인: 대게 하면 주로 영덕을 떠올리지만 사실 물량으로 봐도 울진이 영덕을 앞섭니다. 영덕 강구항은 중도매인의 대량거래보다는 소매 위주의 산지인데, 저도 대게를 보내는 강구항의 거래처가 12군데나 되죠. 예전에 울진의 교통이 열악했을 때 동해안의 대게가 영덕에 모여 내륙으로 실려 갔었죠. 그때부터 영덕대게라는 브랜드가 유명해지기 시작한 건데요, 사실 맛으로 보면 울진대게나 영덕대게나 똑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약속: 작년 겨울에 대게 경매를 취재한 적이 있었는데요, 박달대게 한 마리가 십만 원을 호가하는 것을 봤습니다. 반면 비슷한 크기의 물게는 가격이 몇 천원인가 그렇던데요.
중도매인: 애초에 조직이 덜 여물고 속에 물이 찬 물게는 경매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물게는 크기가 아무리 커도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로 탕거리가 되지요. 반면에 작아도 살이 꽉 차고 여문 박달대게는 빛깔 자체도 노르스름하니 황금빛이 도는데요, 수율이 좋은 대게는 눈으로 봐도 배 부분이 약간 붉은 기가 돌면서 살이 꽉 찬 게 보이죠. 쉽게 구별하자면 배를 만져봤을 때 딱딱하고 들어봐서 묵직한 게가 좋은 게고, 좀 더 투자하더라도 그런 게를 드시는 게 남는 겁니다.
약속: 대게는 맛있는데 가격 면에서 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죠. 죽변항에서 대게를 저렴하고 푸짐하게 즐기는 방법이 있다면요?
중도매인: 살아 움직이는 대게를 맛보고 싶다면 매일 아침 경매가 이루어지는 위판장에 나와 보세요. 경락이 이루어지자마자 즉석에서 중도매인들로부터 구입할 수 있구요, 구입한 대게는 근처 수산물직판장에 대게 쪄주는 가게들이 많으니까 드시고 가실 수도 있고 포장해 가실 수도 있습니다. 만약에 집에서 대게를 즐기고 싶으시다면 택배 주문을 하시면 되는 데요, 활어상태로든 찜으로든 원하시는 대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약속: 죽변항의 실력 있는 중도매인으로서 인정받고 계신데요 이 일에 몸담게 되신 계기라면요?
중도매인: 어릴 때부터 실향민이시던 부모님 밑에서 자라면서 바다 쪽 일에 익숙했었고 또 적성에도 잘 맞았습니다. 원래는 수산물 가공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는데요, 회사가 문 닫고 난 후에 수협에 근무하던 지인의 권유로 중도매인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됐습니다.
약속: 보람이라든가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중도매인: 중도매인으로서 숙련된 어부들이 낚은 수산물을 제대로 평가하고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보람이라 하겠습니다. 또 전국적으로 수산물을 유통하면서 신용 하나로 거래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죠. 다만 신용이 재산인데 여의치 않게 그것이 깨지게 되는 경우 힘들긴 하죠. 하지만 아마도 전국 중도매인들 가운데 아무 어려움 없이 탄탄대로만 걸어서 성공한 이는 별로 없을 겁니다.
약속: 마지막으로 소비자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중도매인: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문에 후쿠오카 지역 수산물의 우려가 높아지면서 조금만 멀리 나가서 잡는 수산물이면 방사능 위험이 있다. 그래서 연안에서 잡는 문어 값만 폭등하고 그랬죠. 일본 동쪽에서 터진 원전 사고는 태평양 해류를 타고 밖으로 나가지 우리나라 쪽으로는 오지 않습니다. 제 가족도 즐겨 먹는 우리 수산물,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제가 보장합니다.
*수산물 주문 : 해성상회 (문의 010-3548-0139)
제주수협 중도매인 문영섭 전국수산물중도매인협회 회장
신선한 약속(이하 약속): 안녕하세요? 회장님. 먼저 본인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문영섭 회장(이하 중도매인): 반갑습니다. 저는 전국수산물중도매인협회 회장이자 제주 지역 5개 수협의 중도매인으로 일하고 있는 문영섭입니다. 서귀포에서 수산물 가공업체인 청룡수산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약속: 새벽부터 저도 경매를 쭉 지켜봤는데요, 오늘은 주로 갈치가 많이 나왔죠? 주로 어떤 수산물을 취급하시나요?
중도매인: 제주 하면 역시 은갈치와 옥돔을 빼고 얘기할 수 없죠. 거기에 고등어와 참조기도 많이 다룹니다. 5월에서 12월 초까지는 제주 연근해에서 낚싯바늘을 이용한 채낚기로 잡은 갈치가 나고 6월부터 이듬해 3,4월까지는 동지나해나 한중한일 공해상까지 연승어선이 나가서 갈치를 잡아옵니다. 옥돔의 경우는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가 한창 잡히죠.
약속: 경매에도 참가하시지만 유난히도 휴대폰 통화를 많이 하시던데요
중도매인: 어찌 보면 매일 아침마다 전화기와 싸운다고 표현을 하는 게 맞는 것 같네요.(웃음) 오늘 제가 몸은 서귀포수협 위판장에 있었지만 한림, 제주 , 성산포, 모슬포에도 모두 대리인들이 나가 있거든요.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하고 오더를 내려줘야 하니까 그럴 수밖에요. 서로 카톡으로 오늘의 시세나 수량을 공유하지요.
약속: 휴대폰이라는 매체가 있어서 참 편리하네요. 회장님은 제주 도내 모든 수협의 중도매인으로 등록되어 있으신데요, 주문입찰을 주로 하시나요?
중도매인: 저 같은 경우는 수산물 가공업체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자체 주문을 주로 하고 전국의 대형 유통업체나 노량진이나 가락동, 자갈치, 대구 수산시장, 도내 수산물가공업체, 제주 향토음식점 등으로 많이 보냅니다. 나머지는 청룡수산에서 냉동 가공하고 진공포장해서 해외로 수출도 하구요.
약속: 현재 운영하고 계시는 청룡수산 홈페이지 (www.bluedragon.co.kr)에 들어가 봤어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절단한 갈치를 하나하나 개별 포장한 거였어요
중도매인: 사실 핵가족 시대를 넘어 요즘엔 1인 가구도 많잖아요. 갈치구이가 먹고 싶을 때 하나 꺼내서 간편하게 맛볼 수 있죠. 제가 운영하는 청룡수산은 10여 년 전에 이미 HACCP 시스템을 도입해서 위생적이고 안전한 제품만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여러분들께서 직접 와서 보신다면 더욱 믿고 드실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시리라 생각합니다.
약속: 굳이 마트나 시장을 방문하지 않고 안방에서 신선한 수산물을 받아 볼 수 있어 매우 편리한데요. 청룡수산 홈페이지에서 주문하면 좋은 점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요?
중도매인: 기존의 유통 시스템과 비교하자면 산지업체 - 수산시장- 유통업체물류센터- 유통업체 각 점포 - 각 점포에서 판매 등 평균 3~4일 소요됩니다. 반면에 저희 홈페이지에서 주문하시면 제주 바다에서 잡은 신선한 수산물을 바로 보냉 포장해서 택배로 배송하는데 하루나 이틀이면 전국 어느 곳에나 가정까지 배달됩니다. 이렇게 중간 유통과정 없이 산지업체와 소비자가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대형 유통업체보다 20~30% 정도 저렴한 것도 장점이라 할 수 있겠죠.
약속: 홈페이지에서 매우 독특한 걸 발견했어요. 수산물을 구입하면 화장품을 사은품으로 주시던데요. 수산물 가공업체에서 웬 화장품인가요?
중도매인: (웃음) 이 도미인 화장품으로 올해 산자부 표창을 받았어요. 제가 옥돔을 한 해 약 60톤 가량을 구입하는데요, 가공하다 보면 옥돔 비늘이 많이 나오고 처리를 따로 해야 했죠. 그래서 이걸 재활용할 방법이 없나 생각하다가 기업 부설 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를 시작했어요. 연구해보니 옥돔 비늘에 질 좋은 피쉬콜라겐이 53%나 함유되어 있었구요, 이 콜라겐을 이용해 고기능성 화장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약속: 피쉬콜라겐이라... 기존의 기능성 화장품들도 콜라겐을 함유했다는 광고를 많이 하는데요 뭐가 다른가요?
중도매인: 기존의 콜라겐은 주로 돼지껍질 같은 데서 추출을 하는데 비해 피쉬콜라겐은 옥돔 비늘을 효소 처리를 해서 젤라틴 가수분해 한 거죠. 처음엔 비누와 마스크팩을 만들었다가 페이셜미스트, 스킨, 로션, 맨 마지막으로는 에센스를 제조했는데요, 바르자마자 피부가 팽팽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최근에는 개발한 말태반 발효세럼이 홍콩박람회에서 인정받아 5~6억 정도의 계약을 따냈습니다.
약속: 회장님은 단순히 수산물을 가공 유통뿐만 아니라 수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도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신데요, 수산물과의 인연이 궁금합니다.
중도매인: 원래는 농업기술센터를 다니는 공무원이었어요. 그러다가 어릴 적 어머니가 구워주시던 옥돔 맛을 잊지 못해서 제주 수산물을 한번 직접 유통시켜 보자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통통배 6척을 계약했는데 멋모르고 뛰어들다 보니 하루 만에 한 달 월급을 손해 봤죠. 처음엔 그야말로 가정에 위기가 올 만큼 위태로웠지만 이왕 뛰어든 거 제대로 해야겠다 싶어 바로 중도매인으로 등록해서 시장 한켠에서 수산물을 팔았어요. 원칙을 지키면서 착실하게 해나가다 보니 일본 수출 길이 열리게 되었고 조금씩 회사 규모를 키울 수 있게 되었죠.
약속: 배짱과 끈기, 그리고 원칙과 성실함이 오늘날 청룡수산을 제주 제1의 기업으로 키운 밑바탕이었군요. 현재 고객사의 수가 1000여 곳에 달하는데, 사업하시다 보면 위기도 있었겠죠?
중도매인: 위기 없는 사업이 있을까요? 2010년까지만 해도 연매출 500억 원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일본의 원전사고가 발생하면서 매출이 약간 내려앉았죠. 지난 30여 년 간 예상치 못한 위기도 여러 번 겪었지만 원칙에 충실하자, 그거 하나로 꿋꿋이 버텨냈습니다.
약속: 아까 말태반 발효세럼으로 중국 시장에서 계약을 따내셨다고 하셨는데, 수산물 쪽은 어떻습니까?
중도매인: 미국과 일본에선 주로 옥돔이, 베트남과 중국에서는 제주 갈치가 인기를 얻고 있어요. 제가 수산물수출협회장을 맡고 있는데 제주도 업체들과 공동으로 중국 상하이에 제주도 특산물 매장을 열기도 했죠. 시작은 해외 거주하는 한인을 대상으로 한 특판전 형태로 진출했지만 점차 현지인들에게도 신선한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약속: 마지막으로 소비자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마디 해주세요.
중도매인: 제주도 수산물이 사실 가격이 좀 높은 편인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신선도나 맛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제게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고 리콜은 확실하게 한다는 원칙도 변함없을 것입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있듯이 생산자인 어민, 중도매인, 유통가공업체, 소비자가 서로 윈-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산물 직거래
청룡수산(www. bluedragon.co.kr) / 문의전화 : 064-733-3111
진도수협 중도매인 김명기 회장
신선한 약속(이하 약속): 안녕하세요? 회장님. 먼저 본인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김명기 회장(이하 중도매인): 반갑습니다. 진도군 수협 서망 지회 중도매인 김명기입니다. 서망항에서 억대수산을 운영하면서 서망항에 들어오는 모든 수산물을 경락 받아 소매도 하고 대부분은 전국 각지에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약속: 서망항 바로 옆이 팽목항인데요. 1년 반 전의 일이지만 아무래도 세월호 얘기를 여쭤보지 않을 수 없네요. 그때 유가족 뿐 아니라 어민들 모두 많이 힘드셨죠?
중도매인: 작년 한 해가 깊은 늪이었어요. 4월16일 이후 11월까지 고깃배는 입항 자체를 하지 않았고 한창 오징어 철인 7월부터 9월까지 오징어채낚기도 할 수 없었습니다. 관광객은 물론이고 서망항에 돌아다니는 사람조차 없었죠. 모두 다 힘들었지만 유가족만 하겠습니까.
약속: 서망항에 규모가 큰 어선들이 많이 보여요. 유통되는 물량이 어마어마하겠죠?
중도매인: 그만큼 잡히는 수산물이 많다는 의미겠죠. 서망항은 새벽부터 밤까지 분주하고 물동량도 어마어마합니다. 활어만 해도 연간 300~400억 정도인데 선어까지 합하면 1000억 이상이에요. 서망항에 중매인이 13명인데 작년의 경우 저는 그 중 50억 정도 매출을 올렸습니다.
약속: 서망항이 꽃게하고 오징어가 많이 나잖아요? 그밖에 어떤 수산물이 많이 나오나요?
중도매인: 현재는 꽃게 철이지만 올 여름엔 오징어 작업으로 무척 바빴죠. 제주에서 거제를 거쳐 매년 6월부터 9월까지 진도와 해남을 잇는 벽파항 근처로 올라온 오징어를 많이 잡았습니다. 봄과 가을에는 꽃게가 많이 나는데 가을 꽃게는 11월 말까지 계속 나올 겁니다. 김장철에는 동백하라는 새우를 잡아 지도로 보내구요, 그밖에 아구, 문어, 낙지, 간재미 등이 많이 납니다.
약속: 아까 문어 망 작업 하는 걸 보고선 깜짝 놀랐어요. 동해안 문어에 비해 여기 문어는 벌떡 일어나서 걸어다닌다 할 만큼 힘이 넘치더군요. (웃음)
중도매인: 잘 보셨네요. 서망항은 서남해 자연산의 마지막 보고죠. 워낙 물살이 세고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환경에서 서식하다 보니까 진도 앞바다에서 나는 수산물들이 유난히 쫄깃하고 싱싱해요. 또 사면이 미네랄이 풍부한 뻘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먹고 사는 만큼 영양 면에서도 뛰어나구요.
약속: 진도 지역 위판장이 두 군데인데요,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중도매인: 서망항에서는 진도 지역에서 나는 모든 수산물을 취급하는데요 , 초사리위판장에서는 11월 1일에 개장해서 3월 말까지 낙지만 따로 위판하고 있어요. 서망항위판장에서는 향후에 선어를 취급하는 선어위판장을 따로 증설할 예정이어서 더욱 바빠지리라 생각합니다.
약속: 오늘 경매에서는 원하시는 만큼 받으셨나요? 경매에 임하실 때 긴장되거나 스트레스는 받지 않으시나요?
중도매인: 오늘은 시세가 맞지 않아 그리 많이 구입하진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사려고 달려들곤 했지만 지금은 그럴 때는 지났지요. 이번에 못 사면 다음에 사면 되는 거구요.
약속: 구입한 수산물들을 유통시킬 때 어떤 면에 가장 신경 쓰시는지요?
중도매인: 꽃게는 망 작업을 해서 산소활어차에 실어 보내고, 낙지는 20마리가 한 접인데 망에 담거나 로켓캡슐 형태로 보냅니다. 문어는 1kg씩, 고둥은 10kg 단위로 망에 넣어 보내는데요무엇보다도 싱싱함이 생명이라 경락 받는 즉시 곧바로 활어차에 실어 보냅니다.
약속: 그 물건들이 주로 어떻게 유통되는지 궁금합니다.
중도매인: 인천 연안부두나 노량진 수산시장을 비롯해 웬만큼 큰 어시장과 대형마트나 도매상, 소매상, 식당 쪽 그리고 인터넷 판매자나 수산물 쇼핑업체도 거래를 합니다. 물론 이곳 위판장에서 직접 판매도 하고 택배로도 많이 보냅니다.
약속: 지난 10월 하순에 꽃게축제도 열었죠? 원조오빠 남진씨도 오셨던데요. (웃음) 올해 꽃게는 많이 나왔나요? 작년에 힘들었던 만큼 올해는 많이 수확을 했어야 할 텐데요.
중도매인: 올해 꽃게축제도 나름 성황이었어요. 저희 서망위판장에서는 좀 손해를 보더라도 킬로당 13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꽃게를 판매했는데 손님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예전엔 하루에 300 바구니 정도였던 꽃게가 지금은 100 바구니도 채 안돼서 좀 아쉽긴 합니다.
약속: 내년에는 더 나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수산물 중도매인으로 일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하네요.
중도매인: 제가 수산업계에서 일한 건 20년이 넘습니다. 처가 쪽이 이강망을 하는 어민이라 처음에는 진도시장에서 수산물 소매업을 했어요. 그러다가 수품항에서 배 14척을 계약하고 운영하던 중에 진도 수협의 권유로 2000년쯤에 중도매인이 되었죠.
약속: 20여 년 가까이 중도매인으로 일해보시니 어떠신가요? 힘든 면도 있겠죠?
중도매인: 이 일이 적성에 잘 맞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서로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오래된 거래처만 거래하는 편입니다. 다만, 이 일이 육체적, 정신적 노동의 집약체라 할 만큼 사실 힘든 일이긴 해요. 물건을 잘 봐야지, 잘 못 보면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구요. 늘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라 가족 여행 한 번 가기 힘든 것도 애로사항이라 할 수 있겠네요.
약속: 이 위판장에서도 지회장님이 운영하시는 억대수산을 찾는 단골들이 많아 보이던데요
중도매인: 늘 ‘내가 먹을 수 있을 때 하나 더 주자, 1년에 단골손님 5명만 만들자’ 이런 생각으로 손님을 대합니다. 일단 품질 좋은 물건으로 신뢰를 쌓아 왔구요, 하나라도 더 서비스해드리면 손님도 좋아하시고 그렇게 단골이 되는 거죠. 그러다보면 비수기 때도 단골손님들이 찾아 주시니까요. 직접 와서 구입해가시기도 하고 택배도 많이 보냅니다.
약속: 마지막으로 소비자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 있으실까요?
중도매인: 앞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세월호라는 큰 사건으로 인해 서망항이 삶의 터전이었던 저희 역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만, 여전히 진도에서 나는 수산물들은 안전하고 뛰어난 맛을 보장합니다. 또한 서망항위판장에 오시면 살이 꽉 찬 꽃게를 비롯한 대부분의 수산물들의 가격 또한 저렴합니다. 많이 찾아주시고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 수산물 직거래 문의 : 억대수산 (061-544-8264 / 010-4631-8263)
- - 수협이 지정한 연근해산 수산물 전통 유통인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수산물을 공급합니다.